홀아비 살아가기

무작정 올라가 본 수리산

오빌리비아테(obiliviate) 2020. 12. 17.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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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산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로 인해 주말에 집에만 갇혀지내는 시간이 너무나 무료하고 의미없는 시간을 보내는 듯하여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을 검색해보기 시작했다. 

 

'수리산' 

 

우리집에서 보면 보이는 산이기에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수리산(修理山)은 경기도 군포시, 안양시 만안구 안산시 상록구와 시흥시의 경계에 있는 높이 475m의 이다. 면적은 1,047.5ha로 군포시의 임야면적의 55% 차지한다. 봉우리 및 절벽은 대체로 규암이고 계곡지대는 풍화에 약한 흑운모, 호상 편마암이나 안구상 편마암이 많고 부분적으로 백운모  흑운모 편암이 협재되어 있다. 봉우리는 태을봉이 가장 높으며, 이후로 관모봉, 슬기봉 , 수암봉 등도 이 산의 봉우리 중 하나이다.

2009년 경기도의 세 번째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북쪽 골짜기에는 한국 가톨릭교회의 신자촌(信者村)이 있다. 1951년 한국 전쟁 당시의 수리산 전투가 이곳에서 벌어졌으며 시흥-안양-수원 전투에서 이 산은 방어선 역할을 하였다.

 

토요일 아침에 출발하기로 마음을 먹고 초행길이다 보니 안양 병목안 시민공원 공용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관모봉을 지나 태을봉을 갔다오기로 계획을 잡았다. 대충 배낭에 물 2개와 수건을 챙기고, 등산화를 신고 가볍게 출발을 했다. 

날씨는 그리 춥지 않았고 날씨도 맑음을 나타내고 있었다. 

 

병목안 시민공원 공용주차장

코로나 때문인지 공용주차장에 차들은 많치않았다. 여유있게 주차를 하고 머리속에 지도을 생각하면서 길을 따라 산쪽으로 향했다. 그리 이른 아침도 아닌데 겨울이여서 인지 아침 공기가 마치 이른 아침에 공기처럼 신선하게 느껴지는 기분좋은 냄새도 나는 그런 첫인상이 좋은 산공기 였다. 

 

이때까지만해도 여유가 넘치면서 나름 분위기 좋았다.

병목안삼거리에서 도로는 둘로 갈라진다. 우측은 버스종점이 있는 막다른 도로이고, 병목안은 좌측 개울을 따라 간다.

조금 올라가니 좌측에 캠핑장이 있고 우측에 등산로라는 작은 표지판을 발견했다. 

여기서 나의 잘못된 판단으로 길을 잘못들게 된다. 등산로 표지판을 보고 좁고 작은 길에 접어들었다. 

처음부터 제법 경사가 있는 등산로가 처음부터 호흡이 가빠오면서 폐 깊숙히 산소가 박히고 심장이 요동치면서 눈앞이 노랗게 되는 기분을 느꼈다. (아... 체력이 이것밖에 안되는구나, 운동을 너무 안했어..)

 

아... 집에 가고싶다. 근데 여기 오가는 사람이 없냐??

계속 오르막이 펼쳐지면서 30분이상 올라가니 약간의 평지를 만나게 된다. 

'아오...X나 힘드네' 절로 나온다.

 

어마나? 여기가 아닌거 같은데 1KM나 기여올라 왔네??? 우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처음 이정표를 보게 되는데 '수암봉?' 

헉..이게 아닌데 나는 태을봉으로 가야 되는데 반대편으로 등산로를 접어든듯 했다. 1825M를 가면 수암봉이라는데 여기서 되돌아 갈 수는 없고 일단 수암봉을 향해서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아까 캠핑장으로 들어가야 되는것 같았다. 

그러나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일. 목표를 바꾼다.

 

어? 바윗덩어리가 길막을 하고 있다.... 여긴가? 정상이?

길 한복판에 저런 바위가 떡하니 버티고 있다. 어떻게 가는 겨? 저걸 넘어서 가야되는데 이길이 맞나 싶다.

산을 자주 다니는 사람이 아니라 기을 잘못들었나 싶었다. 오고 가는 사람도 없고 여기서 잠시 맨붕이 왔다. 

올라가면 나오겠지 라는 마음으로 일단 바위를 넘어서 GOGO

 

아...........저기 또 어떻게 기여올라가지?

 한참을 끙끙대고 올라가고 내려가고 능선을 따라 걸어서 가고 보니 드디어 수암봉 이정표가 보였다. 

저기 위가 수암봉 정상인듯 싶었다. 여기서 진짜 좀 힘에 부쳐서 걍 돌아갈까 했는데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그건 아니다 싶어서 저 밧줄을 잡고 기여 올라 갔다. 

 

처참한 몰골을 피하기위해 반쪽만 인증

꼭대기 인증샷이다. 누가 보면 에레베스트 등정한줄 알겠다. 

운동도 안하고 맨날 주말에 집에서 뒹굴거리다가 간만에 바람이 불어서 가게된 산행이 이렇게 힘들줄 몰랐다. 

다른 등산객들은 나들이 나온듯 몸이 가벼워 보였는데 나는 이날 가벼운 산행이 아니였다. 

나에게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를 도전한 역사적인 등반이였다. 

 

여기가 아닌가부다. 저기 저 봉우리다....

저기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애초에 목표 였던 봉우리 같은데 나는 왜 여기에 있는건지...

다음에는 저쪽으로 가보는것으로 하고 나의 겨울산행은 여기서 마무리했다. 

상대적으로 내려오는것은 그리 힘들지 않았지만 다리가 풀려서 도가니에 무리가 안되게 옆으로 게걸음으로 내려왔다. 

내려오니 시간이 어느덧 12시가 넘은 점심시간... 아침도 안먹고 올라온 턱에 시장기가 돌았다. 

집에서 뒹굴고 있는 춘대를 불러내서 안양 인덕원 사거리에 있는 매콤달콤한 "인덕원 비빔국수" 집으로 향했다. 

 

추운데 비빔국수 먹는다고 투덜거리는 춘대가 저기 마주않아있는 친구다.

 땀흘리고 먹는 비빔국수와 시원하고 깔끔한 멸치 다시 육수는 언제나 여기가 정답이다. 

오늘은 더 맛있다..... 곱배기로 시킬걸.....

시간내서 일부러 찾아가는 비빔국수의 성지라고 할까? 뱃속이 든든하니 또 아까의 고생은 어디로 갔는지, 다음주에는 철저한 준비를 해서 다시 도전해보는것으로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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